학원에서 도로연수 비용으로 50만원 지출했습니다.




무려 21년 장롱면허인 저는 작년에 사회복지사로서 처음 다니게 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자원연계 담당'이었기 때문에 사실은 운전을 필수로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만 30명이 넘는 직원분들이 계셨기에 그때그때 그 분들의 도움으로 어찌저찌 배급받는 자원들을 받으러 다녀올 수 있는 상황이 가능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옮긴 직장은 14명의 소수인원으로 더 이상은 운전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 & 같은 팀에 새로 온 직원분 역시 장롱면허 소지한 상태에서 저와는 다르게 입사하자마자 도로연수 등록하러 간다고 하길래 구경할 겸 같이 갔다가 체크카드로 50만원을 긁어부렀습니다! 흙흙... 체크카드는 할부가 안 되는 슬픔, 하지만 신용카드 만들기는 더 싫은. 아참, 연수비만 50만원이고 보험료는 6,000원 현금으로 내야 되니 참고하세요.




퇴근 후 찾아간 '창동자동차 운전 전문학원'은 한산한 편이었어요. 원래 평일 퇴근 후에도 연수를 받을 수 있지만 퇴근 직후 시간대는 아무래도 직장인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라 저녁 8시 이후에나 자리가 있다고 해서 저랑 동료는 주말에만 받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동료분이 모닝을 선점하자 작은 차는 엑센트만 남았다고 해서 저는 엑센트로 결정했어요. 차종이 커질 수록 비용은 커집니다. 자세한 건 사이트를 참고하세요.







연수는 총 5일에 50만원이고 1일에 2시간씩 총 10시간을 배워요. 당연히 추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정된 시간에 학원에 가서 앉아 있으면 일단 도로주행 교육받는 수강생들 혹은 당일 시험보는 수강생들 이름부터 불러서 데려가고요. 정시 딱 되면 강사님들이 인력시장마냥 도로연수 받는 사람 이름을 불러요. ㅋㅎㅎㅎ 그 때 이름 불리면 넵!하고 일어나서 따라 나가서면 됩니다.







첫째 날은 자동차 시트 맞추기, 사이드 미러 맞추기, 룸미러 맞추기, 기본 핸들조작, 깜빡이, 와이퍼 관련해서 한 번씩 작동해본 뒤 바로 바깥으로 나가서 운전의 기본을 배웠어요. 창동 내에서 신호등 보는 법 특히 우회전과 좌회전 등을 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에 대해 배웠고요. 저는 엑셀은 부드럽게 밟는 편이었지만 브레이크는 너무 콱콱 밟아서 문제였어요. 핸들도 너무 확확 꺾어서 아주아주 세밀하게 작동해야 한다고 강사님으로부터 매우 여러 번 얘길 들어야 했습니다. 뭐 일단 잘못 동작을 하면 저부터가 몸에 힘이 들어가서 힘들고 무서워서 이건 운전하는 동안 차차 고쳐나가게 됐어요. 이날 코스는 창동에서 우이역 쪽으로 한 바퀴 돈 뒤 학원으로 돌아왔고요. 시내는 기본 40km/h,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30km/h 이렇게 달리는데 끼어들기 할 때는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강사님이 말로 운전시킨 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제가 운전한 게 아니라 강사님 말을 따라하는 로보트 마냥 움직인 기분...


둘째 날은 의정부를 지나 송추, 두리랜드 쪽으로 가면서 80km/h로 달려봤습니다. 그리고 오르막길, 내리막길, 구불구불한 길, 방지턱 등을 지나는 방법에 대해 배웠습니다. 어제와 다른 강사님이었는데 이건 학원에서 일부러 다른 강사님은 배치시키는 거 같았어요. 강사님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더라고요. 이날 강사님은 그냥 풀어놓는 느낌이어서 제가 스스로 운전하고 있다는 기분이었습니다.




셋째 날은 좀 더 복잡한 시내로 갔어요. 특히 큰 사거리에 백화점이 있어 그런가 차도 많은데 공사까지 하고 있어서 바닥에 철판을 깔아둔 현장을 지날 때는 차선이 안 보이니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학원차에게 양보해주는 좋은 분들도 계시지만 절대로 양보를 안 하거나 일부터 장난치는 운전자들도 있었는데 이 위험한 곳에서 깜빡이를 키고 들어가려는 찰나에 쓍~ 지나가는 차 때문에 정말 놀라고 긴장했었습니다. 나 혼자는 이런데 못 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겁이 났어요. 그래도 첫째 날과 같은 깐깐한 강사님이 호되게 가르쳐 주셔서 안전운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더 아로 새겨졌습니다. 젠장... 어려워!


넷째 날은 무려 동두천까지 달렸습니다. 운전연수 둘째 날에 80km/h로 달려보긴 했지만 1시간 20분 가까이 80km/h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건 어나더 레벨이었어요. 차선은 절대로 일자가 아니니 핸들을 계속 움직여야 하고 터널을 들어갈 때는 환한 곳도 있지만 헤드라이트를 켜도 어두운 곳이 있어서 차선 넘어갈 뻔 한 거 강사님이 잡아줘서 살았고요. 내리막길에서도 엑셀을 밟아서 80km/h 유지해야 뒷 차한테 민폐가 아니라는 말 때문에 갈 때도 긴장했지만 올 때는 팔이 욱씬거릴 정도로 힘든 장거리(?) 운전을 하고 나니 운전이 싫어질 정도로 너무 힘들었어요. 핸들도 어찌나 꼭 잡았던지 검지와 약지 색이 빨갛게 변했더라고요. 허.. 허허... 송추로 갔을 때는 그나마 중간중간 신호등이 있어서 쉴 수가 있었던 거였어요. 1시간 넘게 운전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고요. 원래 팔이 이렇게 아프냐고 강사님한테 물어보니 팔도 아프고 엑셀이나 브레이크를 안 밟는 다리가 더 아프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당일은 문제없이 지나가나 했더니 다음날 자다가 새벽에 양쪽 다리 쥐나서 쌍욕하면서 깼습니다! 아침까지 쥐가 완전히 안 풀리는 기적을 경험함... 이쯤 되니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운전해주는 분들에게 이전보다 더욱 더 진정성 있는 감사의 인사를 드리리라 결심하게 됩니다.


이제 하루 남았는데 마지막 5차시 때는 원래 주차연습을 한다고 해요. 하지만 저는 다니는 직장에서 주로 물건을 받으러 가는 곳을 들러보는 코스를 일단 해보고 싶다고 하려고요. 같이 등록했던 동료는 첫날부터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는데 저는 컴퓨터 쪽에서 남을 가르쳐본 경력이 있어서 그런지 강사님들이 짜놓은 커리큘럼이 다 이유가 있고, 단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일단 가르쳐주는 그대로 따랐거든요. 하지만 일전에 깐깐한 강사님이 마지막 수업 날, 두 시간을 주차만 연습하더라도 이후에 완벽하게 주차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셨기 때문에 주차연습은 제 스스로 공유차량으로 해도 되니까 일단 자주 가는 곳을 가보는 걸 우선으로 하려고 합니다. 


사실 첫 날 강사님이 3번째 운전연수(6시간) 후에는 옆에 사람 태우고 집 주변 살살 다녀봐도 된다고 했는데 옆에 태울 사람이 딱히 없어서 오늘 대선 투표 참여한 뒤에 근처 G car 공유차량 타고 가까운 곳 다녀보려고 했더니 공유차량에 시동 걸고 나서 에어컨 조작하는 1분 사이에 시동이 꺼지는 경험을 해버렸네요. 고객센터 전화하니까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로 파악된다고... 와, 생각해보면 아찔합니다. 차도로 나갔다가 그 난리났으면 어쩔 뻔했나요... 오늘은 운전하지 말라는 신의 계시였나... 


오야동동 빌렸던 차량은 레이였는데 근처에 바로 빌릴만한 경차가 없어서 포기하고 기분 전환할 겸 작은 수박 한 통 사서 집으로 와서 수박 실컷 퍼먹고 마음을 다잡는 중입니다.


도로연수는 가족이나 친구가 해줘도 좋겠지만 큰 돈이 들어도 전문 학원 강사한테 받을 경우 나중에 끊을 과태료 딱지를 미리 학원비로 낸다고 보면 된다는 주변분들 말이 있더군요. 그리고 학원에 비치된 전단을 보니 운전연습용차(도로주행)이라는 표시가 있는 정식인가 받은 학원 차량이 아닌 사설이나 개인에게 운전연수를 받을 경우 연수를 받는 사람도 불이익이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임시면허가 있는 사람은 임시면허가 취소된다고 하는 무서운 글이 있더라고요. 일단 학원인가가 아닌 사람이 가르치는 거 자체가 불법이고 사고났을 때 당연히 보상 문제가 커진다고 하고요. 첫 날 도로연수 받을 때 신호가 좀 아리까리할 때 건넜더니 강사님이 본인이 동행 중에 딱지를 받으면 그건 강사가 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전 미안해서 저한테 연락하라고 했지만요. 이런거 저런 거 생각해보면 도로연수가 필요한 분들은 역시 전문가한테 받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5월 9일에 학원 등록하고 실제 연수는 5월 말부터 받기 시작했는데 연수 시작 전에 다니는 직장에서 복지포인트를 1년에 40만원 쓸 수 있다고 해서 학원비 영수증으로 신청했어요. 이게 무슨 일이야~?! 싶었네요. 학원비로 낸 돈을 많이 돌려준다고 해서 넘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달에 바로 청소년지도사 과정 들어야 돼서 학비로 다 나갈 거 같고요. 이제 공부 그만하고 싶은데 이쪽에서 계속 일하려면 대학원 필수같아서... 하하하하하.... 


오야동동, 나이가 들어도 사회생활 하려면 남들 다 하는 건 피할 수 없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던 47살 아줌마의 도로주행 운전연수기였습니다.




 
#운전연수 비용 #운전연수 코스


 

가장 많이 본 글